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공지사항
박정숙씨의 글을 조금 전에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답주신 분들도 모두 고민들이 많을 것입니다.

길고양이 밥주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가 정말 어렵군요. 그러나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보여줌으로서 여러분이 가능한 방법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선진국의 경우 TNR(Trapping= 덫 설치. Neutering=불임수술하기. Returning=서식지에 다시 돌려보내기) 이라는 야생고양이 개체수 줄이기 방법이 있습니다.  안전한 덫을 설치하여 포획하고  불임수술 시킨 후 다시 그들이 살던 곳으로 보내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이 한국에서 시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한국은 아직 개, 고양이를 식용, 상업목적에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으로 밖으로 내보는 것도 위험합니다. 그러나 안전하게 계속 보살펴 줄수 있다면 괜찮을 것입니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밥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주기 시작하면 숫자는 금방 불어 날 것이며, 많아진 고양이를 보고 주민들은 그냥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길고양이에게 음식을 주기 시작한 것은 약 20년 전의 일로서  아파트 밖의 5 마리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미와 새끼 4마리 가족이었습니다. 새끼들은 2개월이 채 못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 가족들 미래에 대한 걱정은 막연하게 접어두고 불쌍하다는 그 마음 하나로 그냥 음식을 주었습니다.

새끼들이 약 8개월 정도 자랐을 때 어느날 아침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아파트 마당에 고양이 시체들이 여기 저기 늘려 있었습니다. 5마리가 모두 몰살 되었습니다. 우리가 1층에 사는 관계로 앞 쪽 화단에 음식을  항상 저녁에 주었고, 다음날 아침에는 모두 깨끗이 비워져 있곤 하였습니다.

고양이들이 죽은 그 날 아침에 보니 음식이 많이 남아 있었고, 색깔도 연 노랑색이었습니다. 누가 내가 만들어 준 음식에 독을 섞었던 것입니다.이웃 주민들이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일 것으로 믿은 것이 큰 잘못이었던 것입니다. 5층 건물 아파트 주민들이 들어가고, 나가면서 그 음식과 고양이들을 보았을 것입니다. 동물에 관한 특히 고양이에 대해 저와 전혀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저의 무지로 5마리 고양이들을 무참하게 죽도록 하였습니다. 다시는 고양이들에게 밥 줄 마음이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 후  오래동안 다른 야생 고양이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몇 년 후 다시 다른 야생 고양이들을 만났습니다. 그 때는 모두 잡아 불임수술하여 보호소에 넣었습니다. 보호소는 넘치게 되고 병 들었을 때 야생고양이를 잡을 수 없어 그들은 외롭게 구석진 곳에서  고통받다가 죽어갔습니다. 이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2002년 12월 경 또 다른 야생고양이들이 나타 났습니다. 음식을 주기 시작하자 한 두 마리만 있을 줄 알았던 고양이들이 약 12마리나 있다는 것을 알고 즉시 2003년 봄부터 그들을 잡아 불임수술을 시작하고 다시 밖으로 내보내고 매일 같이 하루 두번 맛있는 음식을 주면서 다른 곳에 가지 않도록 지금까지 보살피고 있습니다. 꼭 2년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한국에서 TNR운동 시작이었습니다. 그전 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지만 밖은 너무 위험하여 내보내기가 두려웠습니다.  하루 두번 그들에게 음식을 주면서 잘 있는지 조사합니다. 아직까지는 모두 잘 있어 보입니다. 이제  음식과 물은 사람이 잘 못 보는 화단 안쪽 비를 맞지 않는 곳, 에어컨 팬 뒤에 둡니다. 그리고 앞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사람들이 지나가도 보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고 수고한다면서 때로는 용돈도 주고 있어 그들은 고양이나 개들에게 학대하거나 나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들이 잘못되거나 위험하면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번 2005 달력 11월을 보세요. 그 곳에 우리 아파트 길고양이들 짧은 이야기와 사진이 있습니다. "나비"라고 이름 지어준 숫컷 2002년 겨울 저와 제일 먼저 아파트 입구에서 만났습니다. 그의 두번째 부인 "나양"이와 다정한 모습을 보세요. 둘이는  야성의 기질이 넘치는 아름다운 부부입니다. 사실 나비는 몇 살인지 모르지만 절대 잡히지 않아 불임수술을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나비 첫째 부인이 불임수술을 하자 나비는 두번째 부인을 데려오고 두번째도 수술을 하자 세번째 부인도 데려 왔습니다. 세번째도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직 네째는 데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대신 두째부인이 나비를 가장 사랑하고 따릅니다. 그래서인지 나비도 두째를 좋아하고 함께 잘 있어 멋있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하는데 있어 저는 남들보다 조건이 좋습니다. 직원도 있고 덫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도와주는 병원도 가까이 있고, 불임수술 비용도 저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 처럼 좋은 조건이 아니라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분이 계신다면 어느 정도 도움은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점은 분명히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저희 아파트 야생고양이 돕는 일이 가장 완벽하게 좋은 방법이라고 장담은 하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제 경험담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스로 방법을 선택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IP : 163.239.125.54  Title : 길냥이 음식주는 것에 대한 질문.. Read : 52  

Name : 박정숙     Grade : 일반회원  Date : 2004-12-27 15:10:57  

안녕하세요..
얼마전 동물이야기에 “우리좀 나누어 먹자”란 글을 쓴 이입니다.
그동안 음식을 저녁에 놓아주고 계속 관찰하였습니다.

놓여진 음식은 다음날 아침이면 모두 없어졌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은,
아침에 까치 두 마리가 와서 먹는 것이 보였고,
밤중에 검은 줄무늬 냥이가 아닌,
노란 냥이 녀석이 눈치를 보며
음식쪽으로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고양이도 있었나 봅니다.

저는 고양이를 길러본 적이 없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이녀석들이 어떤 속성을 가진 녀석들인지,
음식은 어떤 것을 주어야 하는지,
영양공급이 전혀 안된 녀석들이니
좀더 음식의 질에 대해 신경을 써야 될 것 같아서,
다음 카페 냥이네 집에 들어갔다가

“길냥이들에게 음식을 주어서는 안되는 이유”란
글을 읽고 일리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잔인하긴 하지만, 영양공급이 풍부해진 냥이들의
번식률이 더욱 왕성해 질때, 그 개체수를 감당하기
위해 인위적인 살상을 해야 할 우려도 있게 되며,

사람들이 동정심으로 한 곳에 먹이를 지속적으로
주면 먹이에 길들여져 야생으로서의 습성을 잃어,
오히려 자생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의 내용입니다.

“동물보호란 것은 한순간의 동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그들을 위한,
그리고 그들의 자손까지도 위한 일임을 알아주세요“
란 말이 공감이 갑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녀석들을 모조리 잡아서
불임수술을 해 주고, 지속적으로 음식을 공급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방법상의 문제에 대해 엄두가 나질 않네요.

괜스레 어줍잖은 나의 동정심으로
오히려 그 녀석들을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심도 생깁니다.

춥고 배고픈 그 녀석들을 모르는 척해야 할지..

이럴때, 협회에서는 어떤 조언을 해 주실수 있는지
궁금해서 이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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