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긴 세월 동안 함께한 고양이가 있습니다.
파란 눈에 하얀털을 가지 너무나 이쁜 아이...
처음 번식집 철장 안에서 뼈만 앙상한 털이 3분1밖에 남지 않았지만 하얀 털을 가진 그녀석에게 우리는 유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그녀석에게도 처음으로 이름도 생기고 가족도 생겼습니다. 저는 마지막순간까지 유키라는 이름으로 그녀석이 생을 마감하게 해주겠노라 약속했었습니다.
유키와 함께한 시간동안 우리 삼형제는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우리의 유년기를 함께 보냈던 유키...영원히 함께 할수 있다고 믿어버린 저의 어리석음.... 지금 유키는 신부전 4기이며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시한부 인생...아무것도 먹지 못해 털은 빠져버리고. 뼈만 남은 유키에게 상황버섯물을 달여 주사기로 먹여봅니다. 이제는 그것역시 힘든지 다 토해냅니다. 지금 유키는 위출혈로 자꾸만 피를 토해냅니다.
차라리 정신이라도 혼미하다면 보낼수 있으련만.
유키는 아직도 식구들을 다 알아보고 반응합니다. 엄마와 언니는 물론이거니와 친구들과 친척들이 찾아오면 야옹거리며 힘겹게 대답하고 몸을 가누기 힘드니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 얼굴을 살포시 듭니다.
이런 녀석을 어찌 보내야 되는지....
매순간 기적을 바라며 유키를 붙잡고 있지만 하루가 아닌 단 몇시간 사이에 더 나빠지는 유키모습을 보며 마음에 준비를 해야되는데 그게 되질 않습니다.
그동안 몰랐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우리 유키 파란눈이 참 이쁩니다.
이제는 두번 다시 보지 못하겟죠.
식구가 많아서 잘 챙겨주지 못한게 젤 미안하고. 아침마다 화장을 할때면 의자에 안자 안아달라 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귀찮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게 후회됩니다. 모든게 미안합니다.
유키는 곧 저에 곁을 떠날 것입니다. 유골이 되어 돌아오겠죠.
제가 죽는 날 함께 묻히게 될것이고 잠시 이별인데... 유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어 참 많이 보고플것 같습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유키에게 되려 우리가 의지하며 살아왔나 봅니다.
이제 유키를 편히 보내줘야 될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생명이기에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하지만,,,,전 유키를 키우면서 느꼈습니다...
힘들고 지칠때,,항상 제 옆에 있었던 고양이들이 제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고양이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죠..그리고 저에게 용기와 힘도 많이 줬구요,,
오랜세월을 함께 해왔던 유키,,,,유키의 빈자리는 너무 클 것 같습니다....
그 무엇도 빈자리를 채울 순 없을 것 같네요,,,
더 걱정이 되는건,,,저희집애들은 나이또래가 비슷한 애들이 많아서,,,,,,
한번에 너무나 큰 시련이 닥쳐올거란걸 알기때문에,,,
너무나 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