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선생님이 학교로 들어온 유기견 시츄를 데리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의논을 하길래 협회구조팀에 전화를 했습니다.
앉아, 엎드려, 기다려... 모든 말을 다 알아듣고 너무 똑똑하다면서
여지껏 개를 그냥 흔한 동물 정도로 보아왔는데
그 잠시 같이 있으면서 참 묘한 기분을 느꼈다고 하시더군요.
가지않으려는 시츄를 보내고 괜한 죄책감이 들고 서운하더라는 얘기를 하시면서
차라리 그냥 떠돌아 다니게 놔둘걸 괜히 보호소에 보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유인 즉슨, 이 개가 보호소에 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았는데,
입양인이나 별다른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킨다고 말했다네요.
" 고선생, 안락사 시킬거면서 보호소 에서는 왜 데려가지?"
" 무조건 그리하는거 아닙니다. 적응을 못하거나 심한 고통을 받고있는 동물들한테 그리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 그 개는 건강하고 똑똑하던데, 보호소에서 무조건 개체수를 늘일 수 만은 없으니 안락사 시키는 수 밖에 없다고 그러던데뭘...
그게 무슨 동물보호협회야? 동물처리협회라고 해야 맞겠구만뭘"
" 아, 선생님께서 그 말에 조금 놀라셨군요...
저도 안락사 시킨다 소리 들으니 서운하지만
그 녀석이 더위와 배고픔에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죽거나,
개장수에게 잡혀가 엄청난 고통과 공포에 떠는것보단 낫지 않을까요"
" 내가 잡아죽이라고 그 놈 보낸것 같아 기분이 별로야.
그렇다고 키울 수는 없고... 보호소에서 철망안에 갇혀 있는동안 그 놈은 죽을날을 기다리는 거잖아.
그것도 개한테는 비참한 일 아닌가?
어쨌든 괜히 그놈을 보는 바람에 맘이 안좋다.
동물을 가까이 하면 안돼. 괜히 마음만 안좋아.
얼마나 똑똑하고 훈련이 잘되어 있던지...
괜히 그놈땜에 마음이 짠~하네. 귀찮게 해서 미안해"
그 유기견을 보호하다 보호소로 보낸 선생님과 이런 대화를 하였습니다.
동물보호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은 적은 인원에 엄청난 일을 감당하느라
일일이 세세하게 마음을 표현할 여유가 없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은 한다만,
거기에대해 미처 몰랐던 사람들이 협회를 접할 때 좀 더 인간적이고 동물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도록 대처해수시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이번 같은 경우도
그 시츄녀석을 선생님께서 후원해주실 수 있어요~하고 권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만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요...
그렇게 차츰차츰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어가야 하는데...
협회를 처음 찾거나 각종 문의를 하는 사람들께 귀찮으시더라도 좀 더
호의적인 태도로 대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말로만 들은 그 놈이 가슴속에 멤도네요.
그렇게 훈련을 잘 받고 주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을 놈이 어쩌다가 철창속의 유기견 신세가 되었을까...
저딴에는 얼마나 이생각 저생각 옛날 주인생각 떠올릴까.
에이, 무책임한 인간들, 어찌보면 동물중에 제일 하등한 것이 인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웬만해선 협회로 보내지 않습니다.
구조하신 선생님의 경우도 마음에 쓰일 정도로 정이 간다면 한마리 정도는 집에서 기를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개라면 질색을 하던 사람들도 상호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선입견들이 사라지지요.
마음이 있는 곳에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구조한 사람이 후원을 하는 그 방법은 좋을 것 같네요. 직원들의 한마디가 협회 이미지를 떨어 뜨릴 수도, 향상시킬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