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직도 나는 떨고 있다>
날짜: 2008년 3월 27일 밤 9시경부터 시작된 일
글쓴이: 익명
개들을 키우면서, 그것도 개를 먹어도 되는 이 험한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살면서 동물학대를 보고, 이웃 간 사이 나쁘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개에 대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인식수준이 하도 무식해, 더 이상 그들과 대화하기가 절대로 불가능함을 오늘 처절하게 경험했다.
오늘 밤, 강아지엄마와 좋은사람님에게 전화로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 하고 그분들에게 조언과 지지를 요청했다.
◆ 사건경위
여주 전원주택단지내로 이사 온 지 이제 근 두 달이 되어간다. 아직 공사가 덜 끝난 상태라 울타리도 없고 동네주변에 농장이 많아 주인 없이 큰 개들만 농장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주변 환경.
우리집 바로 앞집에서 지난주에 강아지 한 마리를 그 집 주인이 어디서 데리고 와서 키운다고 개집도 사는 등 철없이 난리를 칠 때 심히 내 마음은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새벽, 날카로운 개 비명소리에 뛰쳐나가보니 큰개가 그 강아지를 물어뜯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집에서는 그 누구도 나오지 않아 내가 뛰쳐나가 큰 개에게 소리를 지르자 그 개가 도망을 갔다. 작은 강아지는 고통에 경기를 일으키며 몸을 심하게 버둥거렸다.
그제서야 그 집 여자가 천천히 나왔다. 나는 황급히 그 여자에게 병원에 데려 가라고 종용했다. 그 강아지가 겪는 고통을 보고 내가 들쳐 업고 일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서 일단 마취제라도 놔주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그 여자가 강아지 주인이라 우선적으로 그 여자의 자존심을 배려해 주는 것이 그래도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서 강아지가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를 악물며 잠시 기다렸다. 그 여자가 택시라도 불러 빨리 병원에 강아지를 데리고 갈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그러나 그 여자는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그 강아지의 고통 앞에서도.
그리고 지나가는 말로 지루한 듯 한마디 내뱉었다. “어차피 죽을 건데...” 하면서 그리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나는 코트와 백을 챙겨들고 평소 잘 알던 택시 기사분에게 전화를 드려 빨리 와 주기를 청했다. 그 시간이 천년만년 길었는데, 그 여자는 그대로 있었다. 그 강아지는 계속 버둥거렸고 나는 가까이에서 그 강아지를 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택시가 왔는데, 그때 그 여자가 말했다.
“죽었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택시기사 할아버지에게 아침 일찍 와주셔서 고맙다고 택시비를 평소보다 더 드리고 돌려보냈다.(물론 그 여자는, 나에게 미안하다든가 택시비를 준다든가 하는 인간적 행동은 하지 않았다. 나를 못마땅한 듯 옆으로 쳐다보며, “그러니까 택시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요!” 라는 말만 내뱉었다). 그리고 그 여자에게 말했다. 그토록 고통스럽게 죽었으니 잘 묻어나 주시라고. 그러나 그 여자는 그 개를 문 큰 개 주인을 찾아 물러내라 할 거라면서 죽은 강아지를 메고 어디론가 갔다.
한 생명의 고통 앞에서 어떻게 저토록 무관심할 수 있을까... 더 이상 그 여자와는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을 절망적으로 깨달음과 동시에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리고 집으로 왔다.
그리도 일주일간, 그 강아지가 뜯겨 죽은 앞집 마당을 매일 봐야하는 고통을 견디며 참 많이 가슴고통을 앓아야했다.
그래도 내 이웃이라 저주스러웠지만 참고 내색을 하지 않은 채 그 여자에게 잘해 주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하는 말이, “또 강아지를 데려 올 것”이란다. 그래서 나는 아주 부드럽게 이해시켜주었다. 울타리를 회사(전원주택 건축한 회사)에서 조만간 해 준다고 했으니 환경이 개선되고 난 뒤 강아지를 키우시면 좋을것 같다고.
그러자 그 여자는 아주 상냥하게 “이젠 안 키울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일주일, 그러나 그 강아지가 죽은 마당을 보면서 고통을 겪다가 이제 겨우 조금 나아지려는데 오늘 그 집에 또 다시 약 3개월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 연약한 발발이 새끼가 개집 안에 있었다. 저번 강아지가 그렇게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난 뒤, 그 집 주변 환경이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강아지를 똑 같은 환경에 그대로 방치시켜 놓은 것이었다.
해서, 오늘 오후, 그 여자 집에 가서 아주 정중하게, “겨우 지난주 그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는데 아직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은 집주변 환경에서 또 강아지를 키우기에는 무리입니다. 또 오늘밤 그런 사고가 안 난다고 보장 못하는 일이니까요. 동네에 아직도 큰 개들이 다니고 있으니, 밤에 만이라도 현관에 강아지를 재우면 좋지 않을까요.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상냥하게 대답했다.
“네, 그러겠어요”
그리고 덧붙여 나는 말했다.
“저희 집에 개들이 많아 불편한 점 많으실텐데 저도 앞으로 더 주의를 해서 이웃 간 불편 끼치는 일 없도록 주의 철저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그 강아지의 눈에 털이 가득 들어간 것을 닦아주었다. 개 밥그릇도 주었다. 눈 세정제는 아는 사람이 그냥 준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밥그릇도 우리집에 여분으로 많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여자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해 주려는 나의 배려였다. 사료를 보니 큰 개가 먹는 사료여서 강아지용 사료를 비닐봉투에 많이 넣어주었다. 먹는 물은 흙과 지푸라기가 떠 있었다. 그 강아지를 데리고 온지 몇 시간도 안되었는데... 그래서 그 여자에게 그 상황 개선에 대한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우리 집에 있는 걸이용 물병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이 되어, 그 여자의 남편이 오기 전, 그 여자에게 다시 한 번 강아지를 현관에 재우기를 부탁하기 위해 갔다. 그런데 마침 그 여자의 남편이 와 있었고 나는 아주 어려워 하면서 그 여자를 살짝 불러내어 다시 한 번 오후에 약속한 강아지 관리를 부탁드렸다.
그런데 그렇게 하겠다던 상냥하던 오후의 그 태도는 없어지고 냉랭하게 도도하게 팔짱까지 끼고 서서 “나는 개를 안에 못 들여놔요!” 라고 강력한 어조로 대항했다. 그러자 뒤에서 그 여자 남편도 얼굴을 보이면서 그 여자 말을 거들었다.“우리는 우리집 개 관리 우리가 잘하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조용히 몇 번 더 간곡하게 부탁드렸으나 그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끄덕도 하지 않고 가엾은 그 강아지는 또 어떤 큰 개에게 물릴지 모르는 위험 속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웃간에 서로 나쁜 감정 가지지 않기 위해 저도 노력했는데 이렇게 되면 강제적으로라도 밖에 그 강아지를 보호할 수 밖에 없다,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평택보금자리 강아지엄마에게 상담과 도움을 요청했다. 강아지엄마는 그건 엄연히 동물학대라고 말해주었다.
2008년 새로 개정된 동물학대법을 찾아보았다. 동물학대란 무엇인가? 그 해당사항 안에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다. Q. 1)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학대행위를 중지시키는 차원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동물보호법 제7조에 규정된 동물학대행위를 한 자는 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관에게 정식사건으로 다루어 줄 것을 요구하십시요. 그리고 각 시.군.구의 동물보호감시관에게도 신고 상황설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학대받는 동물을 구해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동물학대의 신고를 접수한 동물보호감시관은 동물의 보호와 학대방지를 위하여 동물학대행위자로부터 피학대동물을 격리하여 동물보호전문기관에 인도하거나, 그 동물의 치료가 필요한 때에는 치료기관에 인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시.군.구의 동물보호감시관에게 신고하여 동물을 안전한 곳으로 피난조치해 줄 것을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Q.3)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닌것 같지만, 동물학대로 염려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각 시.군.구의 동물보호감시관이나 동물보호명예감시관에게 신고 또는 상담할 수 있습니다. Q.4)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신체적 학대는 아닌 경우인데, 동물이 매우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놓여있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각 시. 군.구의 동물보호감시관에게 신고하세요. 신고를 받은 동물보호감시관은 동물의 소유자나 보호자로 하여금 해당 환경의개선과위해방지 조치등의 시정요구를 하게됩니다. |
1. 여주시청 전화 걸어 동물학대건으로 신고하려고 한다고 함. 그러자 구청이나 시청의 유기동물담당자에게 전화를 해 주시겠다고 한 뒤, 바로 동물보호 감시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감시관은 오늘 있은 그 상황 이야기를 듣고 그 집 전화번호를 받아 적었다. 감시관이 그 집에 전화를 걸어 개 안전 조치를 하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조치가 없을 시는 사진을 증거물로서 찍어 두라고 했다. 그러면 다음 조치를 감시관들 쪽에서 하겠다고. 감시관에게는 그 집 사람들이 바로 강아지를 안전하게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도 그 강아지는 바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2. <112> 경찰서에 신고. 정식신고절차를 하고 기록을 남기라는(차후를 위해) 동물학대 대응책대로 112에 전화를 걸었다. 상황 이야기를 듣고 경찰차가 경찰관 두 명과 함께 10분 후에 도착. 그 집 사람들에게 두 경찰관은 정중하게 강아지 안전조치를 요구했고, 그 강아지 주인 부부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나에게 뭐라고 투언해댔다. |
이게정말 우리나라 현실인것 같습니다
아무도 받아들이려하지않고 회피하려고만하는 우리나라 동물보호현실..
우리 협회분들도 절실히 깨달으셨음 좋겠네요
우리같은사람이 발벗고 나서지않는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