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인 마리아와 고양이 윤수와 건호
윤수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 윤미숙이라는 대구 봉덕동에 사는 회원은 부산에 일이 있어 갔다가 대구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는데 왠 남자가 새끼 고양이를 안고 우왕 좌왕하고 있었다고 하였다. 한눈에 남자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미숙씨는 남자에게 다가가 "왠 고양이냐? 귀엽다" 말하면서 접근하였다.
" 이 어린 고양이를 데리고 어디까지 가실려고 합니까?"물으니 "서울"이라 하였다가 "대구" 라고 말했다가 횡설수설을 하여 미숙씨는 "그럼 고양이를 데리고 여행하시려면 매우 불편하시겠다. 내가 길러줄께요. 이리 줘 보세요." 안고 있는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잡고는 당기니 쉽게 내 주었다고 하였다. 급히 미숙씨는 새끼를 품에 안고 다른 칸으로 달려갔다. 뛰 따라오면서 "새끼 고양이 내 놓아라"고 고함 지를까보아 혼이 났다고 하였다. 다행이 곧 대구역에
도착하고 차에 내려 달리다시피 하여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다음날 집에서 가까운 협회로 새끼 고양이를 데려다 주면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데 한방에 같이 지내는 한 마리 고양이도 주인의 눈치를 보아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호소에 데리고 왔다고 하면서 아주 미안해 하였다. (마리아 어머니에게 안겨 있는 윤수)
이날 윤미숙씨가 돌아가고 난 뒤 몇 시간 후에 미국인과 결혼한 월남인 마리아와 그녀의 어머니가 고양이를 입양하러 왔다. 큰 고양이를 입양하려하였다가 귀여운 윤수를 보고 불쌍히 여기면서 안고 "내가 너를 보살펴 주께" 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입양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한 마리 더 큰 애를 찾던 중 마리아에게 안겨 떨어질 줄 모르는 "건호"를 점 찍었다.
윤수는 보호소 생활을 몇 시간만에 끝내고, 그리고 건호는 오랜 보호소의 생활을 마감하고 마리아와 함께 살 게 되었다. 건호 건강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마리아의 사랑을 많이 받게 되면 곧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 가족은 내년에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면서 이 애들도 한 가족으로 같이 간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