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4월 17일 - 월요일) 낮에 저번에 제가 글 남겼던
유기견을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구조해 갔습니다.
30분 정도 뒤에 도착할 거라는 말에 마지막으로 먹이를
주고 싶어서 슈퍼로 달려가 칼로리 밸런스를 사가지고
유기견이 머무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직도 (저를 비롯하여)
계속 사람을 피하긴 하지만 요즘은 거의 매일 먹이를 두고가서
그 유기견도 저를 알아봅니다. 일단 제가 오면 자리를 피하지만
제가 떠나면 얼른 물과 먹이를 먹으러 갑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먹이를 주려고 가고 있는 저와, 골목을 걸어오던
유기견과 마주쳤는데, 멀리서도 저를 알아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순간 이제 조금 가까워 지려나 싶었는데, 오늘이
구조해 가는 날이었습니다.
구조차가 와서 구조할 때 근처에 사시는 주민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최소 3~4개월 정도 이 부근에 유기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도 계속 밖에서 보낸 것이죠.)
그리고 다행히 저 말고도 누군가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음식을
주시던 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처음 유기견을 신고했을 때는 구조되면 기분이 좋을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지금 너무 슬픕니다. 만난지 2주 정도 지났는데,
그 사이 정이 들었나봅니다. 처음 먹이를 찾아 골목을 돌아다니던
그 유기견과 눈이 마주쳤던 기억이 납니다.
구조차가 떠날 때, 그냥 제가 계속 먹을 것 챙겨주면서 지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기견이 머물던 보금자리에 한참을 앉아있었습니다.
그 유기견은 무엇을 원했을까요.
그 보호소에 약 900여 마리 동물이 있다고 하니, 다 자란 이 유기견이
입양될 확률은 낮습니다. 주변에라도 입양하실 분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입양되지 못하더라도, 단 30일 만이라도 배불리 먹고
사랑받으며 지냈으면 합니다.
누구에게 욕이라도 퍼부었으면 하는 심정!
부디 장군이처럼 좋은 부모 만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래봅니다.
다시또 이런 상황이 온다해도 똑같이 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안전하게 사랑받지 못한다면 고깃덩이가 되지 않도록 할 밖에요.
그간 마음 졸이며 애쓰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