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움베르토 디’라는 50년대 이탈리안 영화를 봤습니다. 제목과 DVD커버는 정치나 전쟁영화같다는 느낌을 주었는데 의외로 가난한 노인과 그의 개를 통해 갈수록 냉정해지는 우리 사회를 그린 감동깊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협회 홈피에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자 뜸들이고 있었는데 오늘 포도르라는 킹복싱인지 무슨 선수가 우리나라에 와선 보신탕을 먹고싶다고 말한게 화제가 되어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것을 보았습니다.
마치 큰 자랑이라도 된 듯이 기사를 썻길래 “아예 한국을 자랑스럽게 개한민국이라 부르지 그러나…” 싶더군요. 반대글도 있었지만 찬성글도 꽤 있어 정말 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싶습니다.
그러면서 영화, 움베르토 디도 연상이 되더군요. 잠시 영화소개를 하자면
---Umberto D (움베르토 디, 감독: 비토리오 드시카, 1952, 이태리)
갈수록 복잡해지고 물질과 외향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가난하지만 구걸하고 싶지않은 자존심있는 노인에게 세상이란 얼마나 힘든 곳인지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사는 것이 너무 역겨워 목숨을 끊고 싶은데도 사랑하는 개때문에 자살시도에 실패하는 이 노인의 삶을 보고 있으면 개라는 동물이 우리의 삶에 부여하는 다양한 의미를 가슴아프게 느끼게합니다.. ----------
개를 먹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꺼림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들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삶에 다양한 의미들 주기때문이란 것을 개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개들이 자기 삶과 인간에게 가지는 애착은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개를 단순히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을 볼때 그들의 생명이 끊어지는 것만 슬픈게 아니라 그들의 사랑받고자했던, 살고자하는 강렬한 집념도 끊어지기에 우리도 몇배로 고통을 받습니다.
여기 외국에서도 정말 아주 가끔씩 생각없는 사람들이 한국가서 개 먹어보고 싶다 합니다. 섬세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할 리 없죠. 대부분 괜히 튀어보고 싶고 철없는, 한국에 가면 개를 먹어도 맘 다치는 사람들이 없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말하는거지요. 정말 우리 속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포도르도 그 한부류입니다. 터프한 척 해야만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니 뭔들 못먹는다 하겠습니까… 어찌보면 불쌍하죠… 정말 멋진 터프가이라면 인간에게 충성스러운 개를 사랑하고 개먹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줄 수 있는 사람이죠.
포도르보단 이 움베르토 디를 만든 영화감독이 더 터프합니다.
감독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소개를 하자면 감독, 드시카는 유명한 영화, ‘자전거 도둑’을 만든 바로 그!! 감독입니다.
자전거 도둑, 움베르토 D 등 소외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 드시카에게 이태리의 부정적인 면을 외국에 보였다고 그 당시 정부에 의해 지탄을 받았지만 사회문제를 드러낸 용감성과 영화의 예술적인 면으로 다음 세대 감독들에게 영향을 많이 준 영화감독들이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힙니다.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있을까 구글에 찾아봤는데 안보입니다. 하지만 기억해두세요. 요즘 DVD가 굉장히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으니 곧 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전후 폐허가 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 나요. 5,60년대의 흑백영화가 저는 너무 좋은데.. 데시카의 움베르토 디, 개가 나온다니.. 꼭 보고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