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화염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견딘 어미개의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광주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3분께 광주 북구 중흥동 단독주택 지하 보일러실에서 불이 나 119 구조대가 긴급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무사히 집밖으로 대피한 집주인으로부터 집에서 사냥용으로 키우는 어미개와 태어난 지 2-3주된 강아지 6마리가 지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화재 속에 고립돼있으니 구조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구조대는 화재가 발생한 지하 보일러실로 내려가 10여분만에 화재를 진압한 뒤 지하실에 마련된 개집에서 어미개와 새끼개가 함께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어미개는 몸 전체가 검게 그을려있었고 새끼들은 어미개가 온 몸으로 감싸 화재로 인한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다행히 크게 번지기 전에 진화됐고 어미개도 흰색과 갈색이었던 털이 검게 그을렸을 뿐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어미개와 새끼들을 건물 밖으로 데려가 밖에서 애태우며 기다리던 주인에게 인계했다.
현장에 출동한 동부소방서 허성구(43) 구조대장은 "불길 속에서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불을 견뎌낸 어미개의 모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집주인은 "마당이 없어 개들을 지하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불이 나자 개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소방관들의 신속한 구조로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고 개들도 안전하게 구출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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