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길고양이 "이웃과 함께"
우성베스토피아 주민들 돈 모아 길고양이 불임
밤마다 '야옹' 크게 줄어
지난달 17일 부산 동래구 복천동 우성베스토피아 아파트에서는 경비 아저씨와 주민들이 동별로 눌러사는 길고양이들을 잡느라 한참 숨바꼭질을 벌였다. 이날 모두 9마리의 길고양이가 포획돼 불임수술을 받고 원래 살던 아파트 동으로 풀려났다. 잡고(trap) 불임수술(neuter)을 시킨 뒤 돌려보내는(return) 'TNR 프로그램'이다.
이 아파트의 TNR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는 이유가 있다. 최근 '한강맨션 고양이 사건'이 동물애호가들을 발칵 뒤집어놓았기 때문. 서울에서 고양이들의 아지트인 아파트 지하실 철문을 용접해 길고양이들을 가둔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주목받기 전인 지난해부터 이 아파트는 이미 TNR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동물보호협회를 통해 TNR 프로그램을 소개받은 관리소장 김철연(53)씨는 동대표 회의를 거쳐 길고양이 17마리의 불임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협회 지정병원을 통해 가격을 낮췄지만 마리당 5만원 하는 수술비와 교통비,인건비가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청구됐다.
김 소장은 "일부 회의적이던 주민들도 불임수술로 교미 울음소리가 눈에 띄게 줄자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동물보호협회 금선란 회장은 "우성 베스토피아 아파트는 주민과 관리소가 힘을 합쳐 무리 안에서 점차 개체 수를 줄이는 TNR 프로그램을 가장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최혜규기자 iwill@
출처: 부산일보 2006. 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