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주인을 구한 개' 벨이 미 무선통신재단이 수여하는 '사마리안'상을 받은 뒤 주인 위버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2월 7일 오전. 미국 911 긴급구호센터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그러나 수화기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컹컹'짖는 강아지 소리만 들려왔다. 위험 상황임을 직감한 담당자는 휴대전화 주인의 위치를 추적, 플로리다주 오코이시로 앰뷸런스를 출동시켰다. 현장에는 개 주인인 케빈 위버(34)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당뇨병을 앓던 그는 이날 갑자기 혈당 수치가 떨어지면서 혼수 상태에 빠졌다. 그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간발의 차로 목숨을 구했다.

'벨'이라는 이름의 이 개는 주인이 갑자기 쓰러지자 즉시 휴대전화로 911에 신고했다. 위버가 9번 버튼을 누르면 911로 연결되도록 단축키를 설정해 놓고, 벨에게 위급 상황 땐 이빨로 9번을 누르도록 훈련시켜 놓은 덕분이었다.

벨은 위버와 함께 19일 워싱턴으로 향했다. 미국 무선통신재단이 휴대전화로 인명을 구하거나 범죄를 예방한 사람에게 주는'사마리안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벨은 이 상의 첫 동물 수상자가 됐다.

암컷 비글종인 벨은 시각장애인을 도와주는'맹도견'과 같은 의료 도우미견(medical service dog)이다. 당뇨병 환자 보호견들은 수시로 주인의 코를 핥거나 냄새를 맡아 혈당 수치를 체크,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발짓이나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도록 훈련 받는다. 사람보다 수백 배 민감한 후각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애초 벨은 특별한 개가 아니었다. 그는 태어난 뒤 애완동물 매장에서 두 번이나'반품'을 당하기도 했다. 친구로부터 이 사연을 들은 위버는 측은한 마음에 2년 전 벨을 식구로 맞아들였다.

이후 위버는 당뇨병이 악화하자 벨에게 도우미견 훈련을 받도록 했다. 벨은 이런 인연을 주인의 목숨을 구하는 것으로 갚았다. 시상식장에서 위버는 "벨은 생명의 은인이자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번호 제목 닉네임 날짜 조회 수
177 화염 속에서 새끼들 지킨 어미개 [16] kaps 2008-04-06 11768
176 심장마비 막으려면 고양이를 길러라(?) kaps 2008-02-26 9485
175 아이 알레르기 항체 키우려면 좀 더러운 환경 제공하라 kaps 2008-02-26 8722
174 "야생같기도~ 사육같기도~" 강아지와 노는 멧돼지 화제 kaps 2007-12-19 9057
173 “아, 피곤해~" 머리에 병 낀 채 19일 버텨, ‘유리병 고양이’ kaps 2007-12-03 9609
172 주인 숨지자 한 달 동안 주인 지킨 충견, 화제 kaps 2007-11-30 8959
171 <font color=green>병든 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병든다! kaps 2007-11-24 8911
170 <font color= green>채식어록 kaps 2007-11-24 8993
169 <font color=green>'채식' 자신을 지키는 희망의 밥상 kaps 2007-11-24 8333
168 <font color=0000>세상을 바꾼 견공들 kaps 2007-11-03 8336
167 <font color=0000><b>EU"돈도 좋지만 동물이 소중해" kaps 2007-07-25 8684
166 동.식물에게도 프아이버시가 있다 kaps 2007-06-27 8114
165 <font color=0000><b>싱어교수 “생명은 신성하지만 안락사·낙태도 필요” kaps 2007-05-19 9503
164 '로드킬"견공(犬公)들의 항의 kaps 2007-02-24 9045
163 한국동물보호협회,유기견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 kaps 2006-09-22 12315
162 개식용 반대 초강도 공세…삽지광고 통해 이젠 가정 깊숙이 kaps 2006-09-06 9100
161 우성베스토피아 주민들 돈 모아 길고양이 불임수술 kaps 2006-07-10 9185
» 휴대전화로 주인 구한 개… 당뇨병 주인 쓰러지자 911 단축번호 눌러 kaps 2006-06-23 13372
159 <font color=0000>유기동물에게 밥주는 김애리나씨 이야기 1 kaps 2006-06-17 11799
158 <font color=0000>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입니다. kaps 2006-06-17 8764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