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고통스럽게 도살 공급업자와 개선책 찾아
[조선일보 김영진 기자]
닭의 해인 을유(乙酉)년을 맞아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가 닭을 ‘인도적으로’ 죽여 요리재료로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카고 인근 오크브룩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맥도날드사는 최근 닭고기 공급업체와 함께 가스를 이용해 닭을 질식사시키는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가스 질식법은 유럽지역의 일부 닭 공급업체가 사용하고 있으나 북미지역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맥도날드의 이런 변화는 동물보호단체들이 닭 도축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닭 도축법은 닭을 거꾸로 매달아 일시적으로 질식시킨 뒤 뜨거운 물에 넣어 털을 뽑아내고, 닭의 목을 벤 다음 흡착기를 통해 내장을 털어내 닭고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그러나 “닭은 뜨거운 물에 담겨진 뒤 털이 뽑히고 목이 잘리는 일련의 과정을 거의 확실하게 의식하면서 죽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질소나 아르곤 가스로 서서히 바꾸면서 고통없이 닭을 죽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게 동물단체들의 입장이다. 베트남의 세계적 불교지도자 틱낫한 스님의 설파 내용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틱낫한 스님은 그의 책 ‘화(火)’에서 “인간이 고기를 먹으면 죽을 때 화가 난 동물을 먹기 때문에 몸속에 그 화를 간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