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동물학대가 만연하고 언론이 생명 존중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최근 진돗개 사건을 두고, 언론에서 개 값에 촛점을 맞추어 떠드는 모습을 보니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가 극에 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명에 대한 존중심은 져버리고 물질적인 가치에만 관심을 둔다면 인간성 황폐화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미래는 염려하지 않고, 현재에만 만족하면 그뿐이라는 사고가 팽배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미래는 아득하게 멀기만 한 것이 아니다. 동물학대에서 시작되는 약자에 대한 경멸과 이기심의 팽배가 우리 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의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이 번 진돗개 사건에서 다시 한번 드러난 교훈은 인간을 믿고 따르는 개를 잡아 먹는 것을 허용하는 사회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상호신뢰의 기반 또한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는 약자에게는 또는 상황에 따라서는 배신을 서슴없이 자행해도 된다는 생각을 만연시키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는 많은 한국인들이 개를 사랑으로 키우는 것을 알면서도 이웃의 개를 서슴없이 죽일 수 있는 부정직하고 잔인한 사람들이 사회에 끼치는 병폐를 염두에 두고 이 사건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까짓 동물을 죽인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 식으로 가볍게 벌금 정도로 사건을 끝내 버린다면 이는 사회에 폭력과 불신이 만연하도록 더욱 부채질 해주는 것과 같은 일이며 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불안또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문제의 가벼운 해결은 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 검찰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검찰은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각도에서 이 사건에 임하여 주기를 바라고, 회원들은 판사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탄원 편지를 보내기를 바란다.
진돗개 주인 역시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품종 좋은 개라는 구실로 교배 시켜 돈을 버는 사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개 주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동물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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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진돗개 가격 `진실게임'>
"시가 8천만원 이상 분명해" "신빙성 없어"(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진돗개 1마리 가격이 과연 8천만원이 될 수 있을 까? 서울의 한 렌터카 회사 직원들이 최근 잡아먹은 진돗개의 시가가 8천만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시중의 화제가 된 가운데 이 진돗개 가격을 둘러싸고 뒤늦게 `진실게 임'이 벌어지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개 주인과 개 분양업자측이 잡아먹힌 진돗개의 가치를 시가 수천만원을 호가하 고 7천~8천만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일각에서 `너무 비싸 다'는 반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진도견협회 회장이자 문제의 진돗개를 분양한 이철용 회장은 "(이 진돗개)` 찬미'는 2년생 암컷으로 5대에 걸친 순수혈통을 자랑하는 만큼 수천만원의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장담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기르고 있는 진돗개를 1억2천만원에도 팔지 않는 애호가가 있다"면서 "`찬미'는 7천~8천만원 이상도 받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거듭 주장했 다.
그러나 한국진돗개보호육성법에 근거해 국내 진돗개의 총본산 역할을 하는 진돗 개 진도축산업협동조합의 설명은 사뭇 다르다. 협동조합 박근수 총무는 "진돗개 자견 1마리의 평균 가격은 30만원대 중반이고 진도 내에서 품평회 등을 거쳐 최고 품종으로 선발된 성견이라도 가격은 1천만원대" 라며 "8천만원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일단 진도 밖에서 성견 매매가 불법으로 이뤄지는 만큼 값이 수천 만원까지 뛸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 진도견연구원 관계자도 "애호가들 사이에 품평회나 전람회에서의 수상 실 적을 혈통서에 첨부해 가격을 띄우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값이 수천만원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8천만원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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