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제 기간 중 고양이 공개 해부"
학교 측 “교육 과정의 일부로 해부했다”
전문가 “고양이를 해부하는 경우 연구소도 극히 드물어”
고양이 기르는 사람들 “해부보다 생명 존중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최근 한 고등학교에서 축제 기간 중 고양이를 ‘공개 해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고양이 관련 인터넷 카페에 한 고등학교에서 공개 해부 실습을 진행했다는 글이 올라와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인터넷 카페에 올라와 있는 해당 고등학교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동물 공개 해부가 매해 축제기간 중 있어왔고 이 중 고양이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공개 해부가 진행된 학교측의 담당교사는 이에 대해 “고양이만 해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토끼, 붕어, 복어 등도 해부한다”고 밝혔다. 담당 교사는 또 “해부는 교육 과정의 일부이며, 축제 기간 중 실행된 해부 실험은 공개 수업과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부하는 생물에 대한 생명 존엄성을 잃게 하는 경우는 없으며 순수한 학문적 목적에 의해 공개 해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해부하는 것에 대해 “고양이를 꼭 선택해 해부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보통의 개구리 해부 실험과 같은 것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또한 “게시판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일반 고양이를 도둑질해 실험 대상으로 사용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모란 시장에서 구입한 고양이를 실험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담당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해부 실험 공개가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행해지고 있는 해부 실험에 대해서는 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느냐”며 “이번 해부에 대한 비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고교에서의 공개 해부 실험은 ‘생물실’을 개방해 축제 기간 중에 실시되고 있으며 동물을 마취한 후 안락사시켜 해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해부는 해당 학교의 생물반 특별활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공개 해부에 대해 현직에서 동물 실험을 하고 있는 한 연구원은 “인간과 유전적으로 비슷해질수록 해당 동물 실험에 대한 거부감이 이는 것이 사람 심리가 아니냐”며 “학교에서 일부 학생들을 위해 그렇게 큰 동물(고양이)까지 해부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었는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일반적으로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실험 대상으로 쓰이고 있는 동물은 ‘실험동물복지기준’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며 “고양이의 경우는 실험동물로 사육되는 경우도 드물고, 대학교나 연구소에서도 해부 실험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기르는 한 사람은 이번 일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개 해부가 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다면 이해가 가지만 학생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해부가 아니라 ‘생명존중 사상’을 교육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교수 과목을 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은 교육자의 기본 권리다. 하지만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동물을 해부한 것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동물 사랑과 생명 존중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바탕이 된 교수 과목 개발도 절실히 필요하다. 학문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면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만약 동물 실험이 불가피할 경우 국제적으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실험동물복지에 관한 3R 운동도 참고해야 한다. 3R 운동은 실험동물의 수를 줄일 것(Reduction), 실험동물 외의 대체방법을 찾거나 큰 동물을 작은 동물로 대체할 것(Replacement), 실험 동물의 고통을 줄일 것(Refine)을 그 내용으로 한다.
위크엔드뉴스 김성민 기자 yangsoon@weeken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