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요즘 아이들...
며칠 전 아파트 길 앞에 서너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무엇인지 꽤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 가보니 개미떼가 새까맣게
이동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아이가 갑자기 개미들을 마구 밞는것이 아닌가.
옆에 있던 다른 아이는 뽀족한 열쇠로 구멍에서 나오는 개미의
허리를 동강내며 재미있어했다. 깜짝 놀라 "너의들도 이렇게 짓
밟히면 아프겠니,안 아프겠니?"라고 타일렀다.
이와 비슷한 일은 종종 벌어진다. 병아리를 아파트 옥상에서 떨
어뜨려 병아리가 죽은 아이가 산 아이에게 떡볶이를 사주는 게임
이 있다. 심지어 물고기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 누구의 물고기가 오래
사는지 벌이는 게임도 있다.
아이들은 독해졌다. 촉촉한 감수성은 사라지고 정서는 사막과 같이
바싹 메말랐다. 우리 사회가,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키운 것 이다. 집단 따돌림,도둑질,사기,강간,낙태,살인 등은 어려서
부터 남의 생명을 자기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지 않고, 자라왔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예전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교정에는 `벌레의 무덤'이 있었다, 자연
시간에 온몸이 해부당해 죽은 개구리,물고기,잠자리 등 작은 동물
들의 넋을 달래주기 위해 세운 무덤이다. 비석에는 "벌레야, 너의
희생은 영원하리라" 라는 장엄한 글귀도 새겨져 있었다. 우리는 늘
그 무덤 앞을 지나며 간단히 묵념을 하곤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생명교육을 시킨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길거리의 개미를 죽이지 않으려고 나막신보다 얼기설기한 짚신을 신고 다녔고,날벌레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밤에 불도 켜지 않
았다.날 벌레가 날아들어 타죽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생명교육을 어려서부터 시켜온 것이다.
생명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정에서 작은 동식물을
정성들여 키우고 가꾸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 줄 수 있다. 교육기관에서는 다양한 생명교육 프로
그램을 개발,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까지 수준별로 교육하여 생명의
귀함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그 곳에 다시 가보았다. 엄청나게 많은
개미들이 새까맣게 죽어 있었다. 누가 또 그랬을까 궁금했다.
<<느낌:갈수록 경시되어져 가는 생명사랑 마음을 깨우쳐 주는 좋은 글
을 읽었습니다. 마지막 에서 좀 더 강한 느낌의 메세지로 읽는이들의
가슴속에 심어줄 한 마디가 더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것을,,,,하는 아쉬움
이 남습니다.>>
발췌 : 조선일보 2003년 8월2일
기사 : 내 생각은..
글쓴이 : 白衡燦(백형찬).46,청강문화산업대 유아교육과교수
옮긴이 : 회원 이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