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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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9593 vote 0 2003.10.17 (07:29:00)

동네사람들이 야박하지는 않아서 지하 계단에다 새끼를 낳아도 밥을 줘가며 내치지 않았는지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동네 야생고양이가 있습니다.밥을 챙겨주던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제가 전에도 맛난 걸 종종 줬던 터라 자연스럽게 제가 먹이를 책임지게 됐지요.(사실 밥 때만 되면 저희 집앞에 와서 밥달라고 울었습니다.)몇달 되지 않아 새끼를 낳았는지 아주 작고 너무 귀엽고 이쁜 새끼들을 데리고 밥을 먹으러 오거나,저혼자 와서 먹이를 물고 부리나케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지요.물론 따라가 보면 어느 곳에 제 새끼 고양이들이 엄마가 물어다 준 먹이를 맛나게 먹고 있었습니다.다달이 새끼들도 커가고 새끼들도 저를 알아보는지 수퍼라도 갈라치면 어떻게 아는지 자동차 밑에서 아는 체를 했습니다.너무 이쁘기도 하고 또 야생에서 살게 되니 가엾기도 해서 새끼들을 집에서 다 키우면 좋으련만 집에 강아지가 네녀석이나 있어서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몇개월 지나서부터는 엄마고양이와 새끼고양이 세마리가 매일 같이 우리 집앞에 와서 기다리다가 밥을 먹고 갔지요.그런데 한 7~8개월정도 되니까 엄마랑 새끼들이랑 따로 오기 시작했습니다.거의 같은 시간에 오게되니 서로 만나는데 새끼들은 엄마를 부르며 다가가려 하면 어미가 입을 벌리고"캬~"하는 소리를 내며 곁에도 못오게 했습니다. 자기보다 새끼들 생각하느라 참치회같은 맛난 것이 있어도 새끼들 먹게 옆에서 입맛만 다시고 있다 한참 자라는 새끼들이 다 먹어치우면 조금 남은 국물을 핥아먹을 만큼 모성애가 지극하던 어미였는데 말이지요.한동안은 그런 일이 반복 되더니 새끼들도 본능적으로 알게 됐는지 더이상 어미에게 다가가지 않고 새끼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밥도 먹고 저희끼리 장난도 치며 집앞 구석에서 셋이 꼭 붙어서 밤늦게까지 자기도 했습니다.그렇게 잘 지냈습니다.그런데 세마리중 두마리가 4일전부터 밥먹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어미는 와서 자기 몫의 밥을 먹고 사라져 버리고, 남은 새끼혼자 밥을 먹고도 그 자리를 뜨지 않고 애타게 다른 두마리 새끼를 부르며 며칠동안 웁니다.오늘 새벽에도 남은 한마리가 어찌나 애타게 우는지 먹이를 들고 (야생이라도 사료를 먹이니 참 잘 먹습니다.)나가봤더니, 어미도 본능적으로 새끼들을 내치기는 했어도 애타게 찾는 울음을 우니 분가 시킨 것도 잊고 저도 우는 새끼에게 왔다가 또 얼굴 보면 위협을 하면서도, 곁을 떠나질 못하고 있네요.엄마와 새끼에게 각각 밥을 주고 들어와서 답답한 마음에 글 올립니다.참 예쁘게 생긴 아가들이었는데(혼자 남은 새끼는 수컷에다 사라진 두마리에 비해 잘 생기지도 않고 몸도 눈에 띄게 큽니다.) 누가 키우려고 데려갔는지 어쨌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혼자 남은 새끼는 언제까지 저렇게 저희들이 다니던 곳을 배회하며 애타게 찾으러 다니며 울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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