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안수남, 안설희, 안진희 자매와 사랑이

2005년 3월 15일 보호소에 있는 잡종 강아지 "사랑이"를 수남이네 집에 입양을 시키면서 나는 건강하고 예쁘게 자란 3자매를 보면서 그들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1986년 나는 대명동 주택가에 150평 땅을 사고 그 곳에 버려진 동물들의 보호소를 마련했다. 보호소에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3채 있었고 3가족들이 살았다. 그 때만 해도 버려진 동물은 약 30 마리 정도였었다. 3가족들은 모두 애기들을 데리고 있었지만 동물이 있는 것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서 그 곳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은 내가 발견하여 데려오는 경우 외에도 남들에 의해 끊임없이 들어와 그 수가 증가되고 있었다. 88년 보호소 안의 한 가족이 타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대신 다른 가족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바로 수남이네 식구였다.

수남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협회 보호소 동네에 살았던 분으로 평소에 남편이 운영하는 약국에도 자주 들러 잘 아는 사이었다. 수남이가 보호소에 왔을 때는 3살이었고 88년 그 해 수남이 동생 설희가 태어났다. 그리고 약 5년 후에 또 진희가 태어났다. 세 자매가 자라는 동안 불쌍한 개, 고양이도 계속 들어오고 그 수가 약 200마리도 넘었다. 보호소의 동물 속에서 수남이, 설희, 진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개, 고양이 털 속에서 또 동물들 변 냄새를 맡으면서도 무럭 무럭 건강하게 잘도 자랐다. 마치 그것이 그 애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밑 거름이나 되는 것 처럼.... 지금 수남이와 설희는 직장 여성이 되었고 진희는 중학 3학년 학생이다. 3자매는 모두 건강하고 밝고 명랑하며 착하기로 동네에서 소문나 있다. 또 동물보호소에서 자란 탓인지 동물을 향한 마음도 아름답고 인정이 많았다.

사람들은 임신을 하거나 애기가 태어나면 잘 키워주던 개나 고양이를 버리기를 예사롭게 한다. 혹 동물로부터 자신의 애기에게 병을 옮겨오지 않을까? 또 털이 해를 주지 않을까? 터무니 없는 소문과 의심으로 주인을 믿고 사랑을 바치며 따르는 동물들을 헌신짝 버리 듯 버린다. 나는 건강하고 밝게 자란 수남이, 설희, 진희를 보면서 다른 생명을 불행하게 만들고, 자기 자녀들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할 기회를 차 버린 동물을 버린사람들이 불쌍하고 안타깝다. 수남이 자매외 비슷한 또래의 남자애들도 보호소에서 자랐다. 여러 종류의 질병과 피부병을 가진 개, 고양이들이 끊임없이 보호소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남이 자매들 부모님과 다른 부모님들도 내 자식이 동물로부터 무슨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없었다. 천진한 애들과 천진한 동물들은 보호소에서 같이 뛰어 놀면서 자랐다.

건강을 잃고 인간성을 잃는다면 아무리 재물이 많고 부귀영화를 누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미 끝난 인생과 같은 것이다. 보호소의 애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불신하지 않는 마음, 쓸데없는 소문에 귀가 여리지 않는 사람들. 순진무구한 동물들을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행운이요 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귀여운 막내 안진희. 진희가 이름 지어 준 잡종 발바리 "사랑"와 함께

왼쪽으로부터 진희. 설희, 수남이가 동네 야산에서 사랑이와 놀면서... 진희는 성이 났는지 입이 좀 나왔다. 사랑이를 입양하기 며칠 전 불쌍한 토끼를 주워 보호소에 맡겼는데 다른 사람이 입양하여 갔다는 말에 성이 낫다는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보호소에 있으면 자주 가서 볼 수 있을텐데... 남을 주니 못보니 속이 상한다는 것이다. 성이 나지 않은 진희 독사진은 더 예쁜데...

진희와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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