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7년 10월 20일 대구에서 열리는 애견 EXPO 구경가서, 한국 동물 보호협회서 유기견을 전시하여 입양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곳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말티즈 2마리, 발바리 잡종, 슈나우져 등 몇 마리가 쇠창살에 갇혀서 입양되기를 기다라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너무 잡종이어서 아무도 분양할 것 같지 않은 강아지에게 우연히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지나쳐서 다른 개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랑 등을 구경하곤 다시 와서 그 강아지를 다시 보니, 눈이 너무 슬퍼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기를 몇 번 그 유기 견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왔다 갔다 하다가, 그 강아지를 입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이 아이를 입양하는 것만큼이나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 많이 망설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유기 견들을 보고 있자니, 강아지를 잃어버린 주인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안타까운 연민의 정과 함께, 몇 년 전에 제가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가슴 아팠던 생각이 나서 결국은 그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없어 보이긴 해도, 잘 먹지 못해서 인지 털이 매끄럽지 않고, 코가 말라서 딱지가 있었습니다. 그날 오후 4시경에 바람이 너무 불고, 추워서 그 강아지를 입양한다는 의사표시하고 데리고 왔습니다. 집에 데리고 오자마자 설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같은 방에서 자게 되었는데 자지 않고 그냥 돌아다니는 거였습니다. 저도 잠을 설치기도 하였지만, 얼마나 거리를 헤맸으면 그렇게 돌아다닐까 하는 마음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월요일에나 병원에 가서 필요한 검사를 받으려고 했지만, 일요일(10월 21일) 아침부터 설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강아지가 배가 아플 것 같아, 병원에 가려 했지만, 일요일이라 문 여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여러 곳에 전화를 하여 11시까지만 진료한다던 병원을 겨우 찾아서 치료와 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그 강아지에 대해서 몇 살인지? 무슨 예방 접종을 하였는지?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감기와 설사증상을 나타내는 모든 검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5일 분 약과 검사에 필요한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 액수….., 그렇지만, 이 강아지가 무사히 나을 수만 있다면 제가 감내해야 하는 돈이려니 생각을 하고 약을 열심히 먹였습니다. 한동안 갇혀 지냈고, 충분히 먹지 못했기 때문에 먹는 것에는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무엇이든지 다 먹으려고 하고, 이불 위 아무 곳에나 실례하였지만, 내가 키운다고 가져온 강아지와 같이 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에 한번, 출근 전, 점심시간에 한번, 저녁에 한번, 밤에 한번, 아파트정원에 소변과 대변을 보게 하는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이름은 “희망”이라고 지웠고, 며칠이 지나자 방에서는 소변 보려 하지 않아서 바람이 부는 추운 날이거나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신경이 쓰이게 되더군요. 그래도 그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설사는 약을 먹인지 이틀째부터 좋아지기 시작했지만, 감기는 약을 먹여도 점점 더해만 가는 겁니다. 같이 데리고 산에도 가고 싶고, 달리기도 하고 싶은데 기침이랑 노랑코만 흘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익산에 계시는 어머님께 보여드리려고 10월 26일 익산에 갔는데, 밤새 기침을 하여서 다음날 익산에 있는 병원에 갔습니다. 독감검사를 해야 된다고 해서, 독감 검사와 치료 주사 맞고 왔는데도, 그 다음날에도 가래 섞인 기침을 계속하여 다시 병원에 갔는데, “감기가 심한 가보다, 이번 주사 맞으면 나을 겁니다” 라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포항에 다시 돌아와 약을 다 먹이도록 감기가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새벽에 숨이 멎을 것 같은 기침을 하면, 자다가 일어나서 안아주기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닙니다. 우선은 잘 먹으니, 기침에 경옥고가 좋다고 되어있길래 경옥고도 먹여보고, 약 잘 안 먹으려고 하면 꿀도 타서 먹여주고, 아무리 정성을 기울여도 기침과 코 막힌 것이 나아지지 않으니 정말 답답할 수 밖에 없었지요. 약을 먹이고 있는 중에도 새벽에 기침을 그렇게 하니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여, 아무리 돈이 든다 해도, 희망이 병은 꼭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돈을 들여서 사온 강아지였더라면, 분명히 돌려보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의 희망이를 다시 돌려보내면 아마도 병이 악화되어 나아도 천식이 되던지, 아니면 병이 악화되어 안락사를 시키겠지요. 다음날, 다른 병원에 갔습니다. 그날이 11월 7일, 다행히도, 그 병원에서 이 병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kennel cough (고 전염성 상부 호흡기 질환)라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 병은 치명적인 호흡기 질병으로, 고 감염성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항생제 종류의 약만 먹고 병만 키웠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이었겠습니까?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저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1) 우선 이런 고 감염성 질환이 유기 견에게 옮기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하드래도, 입양을 권유할 수 있는 개는 격리시켜 이런 질병을 옮기는 것을 막아야 하고, 이런 병은 예방 접종으로 가능하다고 하니, 우선 예방접종을 시켜야 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 희망이도 제가 입양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렇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안락사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2)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이나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린 강아지도 아니고, 희망이를 입양하는 데는 저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아무리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해도, 저와 같이 입양해서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되면, 어느 누가 강아지를 입양하려 하겠는지 요? 그렇기 때문에 입양 전까지는 동물 보호협회에서 건강만큼은 책임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건강뿐 아니라, 입양할 개의 나이라든가, 입양할 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제가 독일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하였는데, 독일은 인간의 삶의 질 뿐 아니라 동물에 대한 삶도 체계적으로 잘 보장되어 있습니다. 우선 공공장소에서 개는 항상 안전하게 묶고 다니고, 공공장소 앞에는 개를 묶어놓을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TV 한 프로에서는 주인이 없는 고양이나 개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program도 있답니다. 그 프로에서는 주인을 찾는 개나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설명하여, 관심 있는 사람으로부터 입양을 유도합니다. 그 만큼 동물 입양 문화가 잘 되어있고, 주인을 찾는 동물보호 협회 사람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국의 동물 입양 문화는 어떤지요? 아직은 동물을 보호하려는 생각자체가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한국도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는 한 독일이나 선진 외국처럼 동물보호 차원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4) 참고로, kennel cough 란 병에 대해서 경험한 내용 중에 아주 중요한 점을 말씀 드리고 싶네요. 동물 보호협회에 계신 분이나, 아니면 강아지를 사랑하고 계신 분이나, 혹시라도 수의사분들도 참고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경험한 kennel cough는 우선, 열을 동반하지 않는 다는 점이고, 잘 먹는다는 겁니다. 잘 먹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 이 병을 다루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항인 듯 합니다.
희망이가 입양되어온 다음날부터 최근 까지 사진은 동물 이야기에 올려놓겠습니다.
희망이를 입양하셔서 정성으로 보듬으시며 이러한 도움의 말씀을 보고 저희강아지들의 증상과 같고, 우리아이들이 다니는동물병원 선생님께서도 같은 진단을 내리셨었습니다.
한달이상 고생하는 녀석을보면서 가슴이 저미는듯 했고 지금도 치료 중 입니다. 부디 아픈아이들 모두 빨리 건강을 찾기를 바랩니다.
입양을 시키기 위한 준비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끔 좋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