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이사를 하면서 산에서 밥주던 회색나비를 데리고 갔었는데, 산에서 잡아들일 때도 무척 애를 먹었는데 이놈이 우리를 탈출해 그날 밤 도망을 쳤습니다. 다행히 옆집 할머니댁 아궁이로 들어가 부르면 대답을 하길래 한 열흘 넘게 아침 저녁으로 밥을 주었습니다. 이놈을 위해 일부러 망을 쳐서 마당 한켠에 집을 지었는데 새로운 환경 탓으로 나비는 무척이나 불안했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아궁이에서 나오지도 않더니 한 며칠 지나니 부르면 나와서 안기더라구요.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안고 갈 수가 없어 쓰다듬어 주기만 했죠. 협회 회장님의 조언에 따라 출근하기 전 목소리를 들려주고, 퇴근 후에도 나비를 불렀더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놈은 야생도 집냥이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라 혼자서 식사해결도 못하고 울기만 한답니다. 산에 두면 환경이야 좋지만 위험이 따라 항상 고민을 했었는데 다행히 집을 이사하면서 데리고 올 수 있었답니다. 며칠 전부터 덫을 앞에 두고 그 안에다 먹이를 주었답니다. 두어번 덫에 잡힌 경험(불임할 때, 이사할 때)이 있어 그런지 쉽게 잡히질 않아 어젯밤에는 얼굴만 덫에 들어 갔길래 입구를 닫는 순간 놀란 이놈이 잽싸게 도망을 치더라구요. 안되겠다싶어 다시 먹이를 덫에 일부 두고 밖에도 먹이를 조금 두었더니 오늘 아침에 배가 고파 덫에 들어갔었나 봅니다. 너무 반가워 우리 안에 넣으니 이놈이 휀스를 타고 도망칠려고 난리를 부립디다. 다시 달래어 창고에 넣고는 답답하더라도 한 며칠 가두어 둘려구요. 여기가 제 집이란걸 알 때까지요. 어쨌거나 적응을 잘해야 할텐데..... 시골로 이사를 오니 데리고 있던 놈들 환경은 좋은데 출근할 때마다 보는 냥이 사체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쨋거나 우리의 동물들이 안락하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늘 수고하시는 회원님들께 경의를 드립니다.
넓은 마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개를 묶어두는 사람들은 철수씨의 우리를 본보기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주택에서 고양이를 키울 때도 실내에만 있기가 어려워 마당으로 자주 나오다보면 반드시 담너어 이웃집을 건너가고 하다 보면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철수씨처럼 우리를 만들고 또 그 안 한 쪽에 비, 바람, 추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보금자리도 만들어 살게 하면 아주 안전합니다.
참 펜스와 위에 철망사이 이음새 간격을 아주 좁게 다시 엮어두셨는지요? 2006/05/06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