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4일 조선일보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히틀러, 유명한 애견가… 처칠은 고양이에 "내 사랑"
"독재자는 개를, 민주적 지도자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기디언 라크먼(Rachman) 국제 담당 논설 주간은 자신의 블로그(www.ft.com/rachmanblog)에서 '고양이 지도자와 개 지도자'론을 주장했다. 이 글은 13일자 FT에도 전재(轉載)됐다.
개를 좋아한 독재자의 대표적인 예는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Hitler) 총통. 히틀러는 블론디(Blondi)란 이름의 독일종 셰퍼드를 애완견으로 키웠고, 2차 대전 다큐멘터리에선 히틀러가 독일 셰퍼드들에 둘러싸여 즐겁게 웃는 장면이 많다. 독재자들이 개를 좋아하는 것은 개가 충성스런 동물이기 때문.
절대 권력자들은 대체로 애견가였다. 청나라 말기 서태후는 황궁 내에서 애견의 번식을 주관할 정도로 개를 좋아했으며, 중국 견종(犬種)인 시추와 페키니즈를 서양에 알린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찰스 2세·빅토리아 여왕·엘리자베스 1세 여왕,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도 애견가로 유명하다.
반대로 민주적 지도자들은 "자유로운 기질"의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라크먼은 주장했다. 독일 공군의 런던 공습이 심하던 2차 대전 초, 당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Churchill)의 정무비서 존 콜빌(Colville)은 밤 10시 총리의 침실에 들어갔다가 '의외의' 광경을 목격했다. 콜빌은 "침대에 누운 처칠이 해군 장관 시절부터 길러 온 검은 고양이 넬슨(Nelson)을 바라보며 '내 사랑 고양이(Cat, darling)'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일기에 적었다. 노예 해방의 에이브러햄 링컨(Lincoln), 진보당을 창당했던 테디 루스벨트(Roosevelt) 전 미국 대통령은 모두 고양이 애호가였다.
반대로, 칭기즈칸, 나폴레옹, 무솔리니 등 독재자들은 고양이를 증오했다. 나폴레옹은 벽 뒤에 고양이가 숨어 있다는 강박관념 탓에 뾰족한 것으로 자신의 침실 벽을 계속 찌르곤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바니'라는 이름의 개와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부시 가족에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윌리'라는 고양이도 있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