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날 즐겨 먹는 보양식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보양식으로 꼽는 굴이 복날 메뉴로 각광받고 있는가 하면 송아지 안심과 양갈비 스테이크, 복숭아도 복날 인기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삼계탕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퓨전 보양식까지 등장했다.◆달라진 보양식=최근 직장인들 사이엔 굴 국밥과 굴 전
등이 복날 보양식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9일 말복을 맞아 회사동료들과 굴 전문점을 찾은 직장인 황숙현(28)씨는 “겨울이 제철이긴 하지만
맛도 있고 영양가가 높아 복날 음식으로 굴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송아지 안심과 양갈비 스테이크 등 복날 보양식으론 다소 생소한 요리들도 최근엔
각광받고 있다. A스테이크 전문점에서 만난 임권영(33)씨는 “복날이라고 해서 꼭 우리 음식만 먹을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보양식으로 과일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회사원 장은경(33)씨는 “중복이 ‘복숭아 데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복숭아를
자주 먹어왔다”면서 “특히 여성들 피부 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홍익대 앞과 강남 등지에는 전통 보양식인
삼계탕에 와인을 곁들여 먹는 퓨전 보양식집도 생겨났다.
◆보신탕의 퇴조=복날 전통 보양식인 보신탕은 급속한 퇴조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년째 보신탕을 전문으로 해온 최모(58)씨는 “말복을 맞아 손님들이 몰리면서 식당 테이블이 꽉 차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줄을
길게 늘어서는 모습은 요즘 들어 통 없다”면서 “중장년층만 찾을 뿐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신탕이 올해 급속히 쇠퇴한 데는
시민단체의 개고기 식용 반대 캠페인이 올해 유난히 활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양식 대신 덕담으로=보양식 대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복날 덕담을 주고받는 것도 새로워진 풍경이다. 직장인 문형호(32)씨는 “맞벌이를 하는 부인이 점심 무렵 ‘꼬꼬댁 오늘은
복날 삼계탕 드시고 몸 보신하세요’라는 문자를 보내왔다”며 “함께 식사를 못해 섭섭했던 마음이 싹 가시더라”고 말했다.
온라인
문자메시지 서비스 업체인 문자천국의 한 관계자는 “복날의 경우 다른 평일에 비해 이용 건수가 평균 20∼30%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계닷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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