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이 제가 잘 키울게요’ 쓰레기속 강아지 그 뒷이야기
[쿠키 인터넷팀 1급 정보] ○…“이것도 인연이잖아요. 제가 정말 건강하고 예쁘게 우리 똘이 잘 키울 거예요”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봉지에서 살아있는 강아지가 발견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쿠키뉴스의 보도가 인터넷을 뒤흔든 하루였습니다.
강아지 ‘똘이’를 실제로 구출(!)해낸 김민규(27)님은 갑자기 찾아든 유명세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습니다.
꺼져가는 생명을 극적으로 살려낸 주인공 김민규님은 현재 원주의 상지대 자원식물학과(98학번)에 재학중인 대학생입니다.
당시 같은 과 여자후배(01학번)인 최미연님과 길을 걷다 쓰레기 봉지 더미속에서 강아지의 낑낑대는 소리에 깜짝 놀란 이들은 처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했다고 합니다.
분명 쓰레기 봉투 안에 ‘생명’이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과연 상태가 어떨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거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강아지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우선 114로 전화를 걸어 동물보호센터나 유사기관을 찾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원주 근방에는 유기견을 맡길 곳이 없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사진을 찍은 것은 이때부터라고 합니다. 사진을 함께 보여줘야 어디든 유기견에 대한 신고에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후배가 칼을 사온 것도 조심스럽게 쓰레기 봉지를 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우왁스럽게 손으로 풀어헤치다 자칫 안에 있는 강아지를 더욱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죠.
그렇게 김민규님과 최미연님은 쓰레기 봉투를 열었고 놀랍게도 그 안에는 멀쩡한 -조금은 다친- 강아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강아지 똘이는 쓰레기 봉지속에서 숨도 제대로 못쉰데다 크게 놀란 상태여서 처음에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지만 몇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바로 이들 앞에 똘망똘망 눈을 뜨고 앉더랍니다.
최미연님은 곧바로 먹을 것을 사왔고 똘이 앞에 내밀었지만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민규님은 근처 과일가게에서 박스를 얻어 똘이를 그 안에 넣고 집 근처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담당의사도 똘이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놀라 체온이 떨어진 상태이고 전 주인에게 맞았는지 얼굴에 멍이 든 것만 빼면 말이지요. 아! 몸 이곳저곳에 피부병 기미도 있었다고 하네요.
김민규님이 전후상황을 설명하자 친절한 의사선생님은 진료비 등을 무료도 해주셨으며 앞으로 어떻게해야 잘 키울 수 있는지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고 합니다. 담당의사는 또 똘이가 태어난지 2,3개월된 수컷 강아지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집으로 똘이를 데려오자 그날부터 김민규님의 어머니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똘이라고요. 처음부터 대변을 잘 가리는데다 눈까지 똘망똘망해서 그렇게 붙이셨습니다.
어쨌든 지금 똘이는 피부병도 다 나은 상태고 건강도 거의 되찾은 상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똘이한테는 제가 생명의 은인이잖아요. 세상에 이런 인연도 흔치 않을 텐데요. 사람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제가 다 감싸줄 겁니다. 모두 걱정하지 마세요”
김민규님의 다짐입니다. 일부에서 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합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니까 말이지요.
아 참! 많은 분들께서 기사를 보고 똘이를 키우고 싶다고 해주시지만요. 죄송합니다. 이미 김민규님이 잘 키우시고 계시네요. 대신 따뜻한 마음만 받겠습니다. 쿠키뉴스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