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도시의 야생동물 서식지’ 동물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달성공원·대전 오월드 주랜드·서울동물원·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나라·에버랜드 주토피아·우치공원 동물원·전주동물원·청주동물원·테마동물원 쥬쥬. 국내 9개 주요 동물원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 이유, 평가 기준을 밝히고 기준에 근거해서 동물원의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이 책은 종보전, 동물복지, 동물에 대한 교육과 연구 등 현대 동물원의 역할에 대한 완벽한 보고서로 인간이 만든 ‘도시의 야생동물 서식지’ 동물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목조목 살핀다. 현재 한국의 동물원을 고찰하고 나서야 우리는 미래의 진보적 동물원에 대해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보전에 역행하는 근친교배, 아종간교배, 무차별 번식, 교육기관의 의무를 저버린 학문적 오류, 명칭 통용 저조, 비전문적 직원, 야생동물의 생활사와 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사육시설, 야생동물을 의인화하고 조롱거리로 만드는 동물원 속 동물 쇼, 만지기, 먹이주기, 타기 등을 통해 애완동물이 된 야생동물, 동물을 자극하고, 소리 지르고, 조롱하는 매너 없는 관람객, 저렴한 입장료와 지자체의 무관심, 무리한 테마파크화, 민영 동물원화, 동물원 경영철학의 부재 등 동물원 동물의 직접적인 복지문제부터 경영철학까지 국내 동물원에서 반복되는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다뤘다.
또한 동물원의 사연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동물원 쇼 동물의 불행한 은퇴 후 생활을 보여주는 루디, 짝을 잃고 슬픔에 빠졌던 북극곰 얼음이, 국내 마지막 라이거 크리스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이 동물원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뼈아프게 만나게 될 것이다.
1장 왜 동물원 평가가 필요한가?
1 현대 동물원의 4대 순기능
2 동물원 평가기준
3 9개 동물원 선정 이유
4 용어와 개념 설명
2장 9개 주요 동물원 평가 보고서
달성공원 동물원
대전 오월드 주랜드
서울동물원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나라
에버랜드 주토피아
우치공원 동물원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테마동물원 쥬쥬
3장 한국 동물원의 고질적인 문제들
국내 동물원의 고질적 문제1_최우선 가치가 아닌 동물복지
국내 동물원의 고질적 문제2_종 보전 의지의 부재
국내 동물원의 고질적 문제3_소극적인 교육기관 역할
국내 동물원의 고질적 문제4_동물원 경영 철학의 부재
국내 동물원의 고질적 문제5_감시와 견제의 부재
에필로그_동물원 평가 중에 만난 동물들
친구가 필요한 진화론의 산 증인 키토
짝을 잃은 슬픔 얼음이
마지막 라이거 크리스
시베리아호랑이의 슬픈 가계도 하이트
인간 호랑이를 재판하다 로스토프
★ ‘직무유기 동물원’과 그들이 만든 ‘우매한 관람객’, 이것이 필자가 국내 동물원 평가를 시작한 이유이다. 한국 동물원은 현대 동물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 국내에선 인공포육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동물원과 관람객 양쪽 모두에서 자연포육을 유도할 필요를 못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새끼는 어미에게서 길러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미가 양육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필수다.
★ 손에 먹을 것을 든 관람객을 보고 철장 가까이 붙어 주둥이를 내밀고 손이나 앞발을 뻗어 ‘구걸’하는 동물을 만든다. 야생에서의 그들 삶에는 구걸이 들어있지 않다.
★ 동물원이 야생동물을 전시하며 가르쳐야 할 것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동물이다.
★ 체험에 동원되는 동물은 체험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다시 다른 개체들과 함께 사는 전시용동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등동물이고 사회생활을 할수록 더한데 영장류의 경우는 영원히 돌아가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 우리나라에서는 동물 공연을 하지 않는 동물원이 경쟁력 없는 시설처럼 치부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의 동물 공연은 감소 추세이다. 그럼에도 계속 동물공연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스스...★ ‘직무유기 동물원’과 그들이 만든 ‘우매한 관람객’, 이것이 필자가 국내 동물원 평가를 시작한 이유이다.
★ 국내에선 인공포육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동물원과 관람객 양쪽 모두에서 자연포육을 유도할 필요를 못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새끼는 어미에게서 길러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미가 양육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필수다.
★ 손에 먹을 것을 든 관람객을 보고 철장 가까이 붙어 주둥이를 내밀고 손이나 앞발을 뻗어 ‘구걸’하는 동물을 만든다. 야생에서의 그들 삶에는 구걸이 들어있지 않다.
★ 동물원이 야생동물을 전시하며 가르쳐야 할 것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동물이다.
★ 체험에 동원되는 동물은 체험 프로그램이 없어져도 다시 다른 개체들과 함께 사는 전시용동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등동물이고 사회생활을 할수록 더한데 영장류의 경우는 영원히 돌아가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 우리나라에서는 동물 공연을 하지 않는 동물원이 경쟁력 없는 시설처럼 치부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의 동물 공연은 감소 추세이다. 그럼에도 계속 동물공연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동물원이 아닌 다른 것으로 정의해야 한다. 현대의 동물원은 동물을 속이고 착취하여 돈을 만들지 않는다.
★ 관람객은 허용되지 않는 먹이주기를 감행하고, 전시 동물을 함부로 만지고, 동물사 안으로 돌멩이, 나뭇가지 등을 던져 자극하고, 고함을 치고, 카메라 플래시를 유감없이 터뜨리고, 관람창을 두드리고, 동물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보인다.
★ 대부분의 동물원은 정확히 어떤 종(아종이나 지역변이 개체)의 동물을 기르는지조차 잘 모르며, 동물의 혈통이 교잡되거나 근친교배 되지 않은 라인인지에 대한 여부는 관심조차 없다. 1986년부터 시작된 시베리아호랑이 사육은 아종 간 교잡과 근친교배 여부를 무시하고 번식을 진행하여 결국 전 개체를 복잡한 친척관계로 얽어 놓았으며, 다양한 유전 질환들을 야기했다.
★ 단순 번식은 보전이 아니다. 그런데 국내 동물원과 언론기사는 거의 모든 동물의 번식을 보전과 연계하려 든다.
★ 어느 동물원에서 백사자가 태어났다는 소식은 어느 동물원이 멸종위기동물 보전 캠페인을 주관했다는 소식보다 훨씬 듣기 쉽다. 그러다보니 대중에게 과대평가되는 동물원과 과소평가되는 동물원이 생긴다. 실제로 한 일의 의미를 따진다면 후자가 잘하는 일인데 말이다.
★ 공영 동물원의 입장료는 분명히 올라야 한다. 과자 한 두 봉지 가격도 안 되는 입장료로는 적자를 면키 어려우며 열악한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 소비자들이 좀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볼거리를 소비할 권리를 찾는다면 동물원 측에는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동기가 될 것이다. 국내 동물원의 주요 문제는 대부분 관람객들이 그것이 정확히 왜 문제가 되는지를 모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출판사 리뷰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접근을 배제한 과학적 평가서
동물원은 현대인에게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원은 위락 시설일 뿐이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동물원은 스스로를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물론 위락 시설로도 존재하지만 현대의 동물원은 종보전에 대한 의무는 물론, 야생동물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동물의 복지를 챙기는 것을 최우선 의무로 하는 시설로 동물원을 정의한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동물원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2014년 한국 동물원의 대답이다. 한 번도 국내 동물원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가 없는 현실에서 이 책은 그 첫 평가서이다. 고등학생이 쓴 글을 전문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학자, 동물보호운동단체 등 국내 어느 전문가도 이런 작업을 해내지 못했다. 동물원 평가는 각 동물의 야생에서의 생활사를 정확히 알아야 그들이 동물원에서 빼앗긴 것이 무엇인지, 정형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누구보다도 철저한 자료를 바탕으로 충실하게 검증했다. 그 동안 동물원에 대한 기사, 보고서 등이 한계가 있었던 것은 평가 동물의 종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인데 동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저자가 이를 보완했다.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또한 학생이기에 ‘동물원은 교육적인 공간’이라는 동물원의 주장에 대해 더욱 냉철한 평가를 할 수 있었다.
저자는 평가 대상이 된 국내 9개 주요 동물원에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적으로 동물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관람객의 입장으로 동물원 동물을 관찰하고, 과학의 눈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또한 동물원을 단지 위락 시설로 받아들여서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만지고, 타고, 소리를 질러 자극하는 저급한 관람 문화도 꼬집는다. 소비자가 변하지 않으면 동물원의 변화도 바라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물원 속 동물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곳을 찾은 관람객도 즐겁지 않다. 동물과 관람객이 모두 행복한 동물원으로의 변화는 현재 동물원을 고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고,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