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1일 토요일 저녁 8시경,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에 있는 GS 주유소 곁 도로에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행인 때문에 놀랐는지 갑자기 주차해둔 1톤 트럭 뒷바퀴 위로 뛰어 올라가더니 곧 두 바퀴 사이의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그 길을 지나던 김경하씨가 발견하였다. 경하씨는 만약 차주가 와서 모르고 그냥 운전하였다면, 고양이는 아주 처참하게 바퀴 속에서 감겨 죽을 것이라 예상하고 우선 차주에게 급히 전화하여 그 사실을 알렸다. 다행히 차주는 밤 늦게 온다고 하였고, 경하씨는 새끼고양이가 얼른 바퀴 밖으로 나오기를 바라면서 바퀴 앞에서 지켜 보고있었다.
잠시 뒤 새끼고양이가 바퀴 중간 휠에 뚫려있는 작은 공간으로 얼굴을 내 밀고 나오려 하였으나 공간이 작아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어 경하씨는 협회로 전화를 주었다.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야간 구조직원만이 남아 있어 직원이 그 곳으로 간다고 하여도 차 바퀴를 풀어 낼 수가 없다. 협회장은 협회 부근에 있는 단골 정비소 두 곳에 급하게 전화를 하였다. 토요일 저녁 8시가 넘어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모두 전화를 받았다. 새끼고양이의 급한 사정이야기를 하였지만 모두 시내에서 중요한 모임이 있어 도저히 못 온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한가지 방법을 알려주었다.
협회차 3대가 보험에 들고있는 A화재보험에 전화하여 협회 구조차에 문제가 생겼으니 긴급출동을 부탁하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협회장은 거짓말이 안 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혹시나 협회 화재보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의논하여 보았는데 담당자 역시도 그 방법을 알려주었다.
협회가 자동차 정비공을 찾고 있는 사이, 김경하씨에게서 연락이 와 "급한 마음에 달서 소방서 119 구조대에 연락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협회장은 119 구조대원들이 자동차정비공도 아닌데 어찌 차 바퀴를 풀 수 있을까 걱정이 가득하고 결국 A화재 긴급출동에 전화하여 "협회 차에 문제가 생겼다"며 거짓 긴급출동을 요청하였다.
15분만에 A화재 긴급출동 기술자가 협회 사무실 앞에 도착하였다. 기술자는 협회 구조차를 보자 즉시 견인을 하려고 하여 협회장은 기술자에게 사실대로 말하였다. "사실은 거짓말 하였다. 다른 차에 새끼 고양이가 차 바퀴 속에 들어가 구조하기 위하여 거짓말하여 미안하다. 그러나 좀 도와달라.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주겠다. 어서 함께 가자"고 했다. 기술자는 협회장이 거짓말 한 것을 너그럽게 이해하는 듯 쉽게 응하였다.
협회장은 기술자가 운전하는 긴급차 보조석에 타고, 협회 구조직원은 협회차를 타고 뒤 따라 왔다. 서부 정류장을 지나면서 기술자는 그 차 주인은 누구인지 물었다. 협회장은 "누구인줄 모르겠어요. 그냥 길에 있는 차에 고양이가 들어갔다고 시민이 협회로 신고하여 그 새끼 고양이를 구조 하려고 하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그 기술자는 화를 내면서 "보험 들어있는 차가 아니면 해 줄 수 없어요! 남의 차는 안된다."라고 말하면서, 협회장에게 당장 차에서 내리라고 요구하였다. 협회장은 내리지 않고 기술자에게 "모든 경비는 충분히 줄테니 좀 도와주세요, 가엾은 생명이 죽으면 좋나요?" 하면서 설득하고 달랬지만 막무가내였다.
협회장이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 그 기술자는 운전대에서 내려 협회장을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하여, 협회장은 포기하고 협회구조차로 옮겨탔다. 달리 방법도 없어 협회장은 협회구조직원과 함께 현장으로 급히 가 보니, GS 주유소 앞에 경하씨가 신고하여 출동한 119소방서 구급 엠뷸런스와 큰 소방차가 보였다. 문제의 1톤 트럭 곁에 가보니 구조대원들이 점포와 트럭사이 좁은 공간에서 연장들을 풀어두고 함께 타이어를 분해하고 있었다. 협회장은 그 분들이 그런 일도 다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놀랐고 감동하였다. 괜히 거짓말하고 긴급차를 부르다가 수모만 당하고...
밤 9시. 협회 구조차와 119 구조대원들 그리고 소방차
119 구급차도 보인다. 오른 쪽, 타이어 속 새끼 고양이가 있는 1톤 트럭
협회장은 "아이구!! 구조대원들은 차 정비기술도 다 가지고 계시는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였다. 그들은 이미 타이어를 거의 다 풀어가고 있었다. 곧 한 구조대원이 "아! 고양이가 나왔다!" 고 하여 보니 대원들이 풀어놓은 타이어 속에서 새끼고양이가 순식간에 뛰어나와 어디론가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협회장은 만약 그 고양이가 야생이라면 잡을 수도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포기하고, 119 구조대원들에게 A화재 긴급출동 직원의 고양이 구조 거부이야기를 하면서 소방 119구조대원들이 동물생명을 업신여기지 않고 급히 달려와 구조한 것에 "고맙다"면서 인사를 거듭하고 있었다.
구조대원들이 땀 흘리며 타이어를 풀고 있었다.
타이어를 분리 시키자 새끼 고양이는 날쌔게 도망갔다. 앞에 보이는 숙녀는 고양이 구조요청을 한 김경하씨이다.
한 대원이 도망간 새끼 고양이가 멀리 가지 못하고 점포 샷터 칸막이 사이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새끼를 끄집어 내려하고 있었다. 손이 커서 새끼를 쉽게 밖으로 내지 못하고 있는 구조대원을 본 협회장은 곁에 가서 바로 손을 넣어 119대원의 손에 반쯤 잡혀 있는 새끼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었다. 협회 구조 직원은 얼른 이동장을 가져와 새끼 고양이를 그 속에 넣었다.
구조작업이 끝나자 소방대원들은 1톤 차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난 뒤 타이어를 분해하였고, 이제 구조 작업을 마치고 다시 정상으로 되 돌려놓았다고 차주인에게 보고하였다. 이런 구조절차가 그들의 임무이기에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임무를 완성해야한다는 의무감과 함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본 양심을 갖고 있었기에 고양이 생명도 구조받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 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하여 가던 길을 멈추고, 이 곳 저 곳 구조요청을 하고 그리고 구조가 될지 안 될지 약 두시간을 지켜 보아 준 김경하씨에게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달서 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칙을 내 세우면서 생명구조를 거부한 보험회사 직원도 있었지만,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물생명을 하잖게 보는 경향이 있어 소방구조대원도 인명구조가 아니라고 거부할 수도 있었는데 상관하지 않고 엠브렌스, 소방차와 함께 급히 출동하여 작은 고양이 생명을 구조해 주었습니다.
이동장에서 잔뜩 겁을 집어먹은 약 2개월 테비 고양이. 이름은 타이어를 줄여 "타야"로 부르기로 하였다.
이번 달서119 소방대원들 활동과 함께 대구시 각구
119 소방대원들도 동물구조에 많은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며칠 전 비가 많이 오는 날 어린 박새가 둥지에 떨어진 것을 한 시민이 목격하고 대구 북구119 소방구조대원들에게
구조요청을 했고, 북구119는 즉시 현장에 가서 박새 새끼를 구조하고 먹이를
주고 보호하다가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지자 나무 위 둥지를 찾아 어미와
합류 시켜주었다. 또 경북대학교 정문 앞 하수구에 빠진 새끼고양이도
맨홀 뚜껑을 열고 구조를 적극 도와주었다. 그 외 대구시 각구로 나누어져 활동하고 있는 119
소방대원들은 인명구조 뿐 아니라 동물구조에 모두 적극 구조활동을
잘해주고 있다. 모든 종류의 생명을 차별하지 않고 보호하고자 노력하는 저희 재단법인
한국 동물 보호 협회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고마운 활동이 여간 기쁘지 않다. 대구에서 활동하시는 119 소방대원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http://www.daegu.go.kr/Dalseo119/(열린마당 -> 소방서에 바란다.)에서 해주세요.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어린 생명을 지켜주신 경하씨의 따뜻한 마음과 소방대원들의 수고를 무엇으로 감사드려야할지.....
또 협회장님의 그 유별난(?) 동물 사랑을 저는 흉내 낼 수가 없습니다.
그저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