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천정부지로 솟구치던 서울시 아파트 값을 내리기 위해서 갖가지 방법을 사용했는데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데 문제의 아파트 값을 우리의 개들이 낮추다니 이 어찌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있는가?' 이상은 앞으로 1년 뒤 신문에 보도될 기사를 미리 예측해 본 것이다.
이러한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은 이렇다. 건설교통부와 서울시에서 마련한 '서울시 공동주택 표준관리규약'에 따라 앞으로는 서울시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에서는 개를 기르기가 상당히 어려워졌고 개뿐 아니라 고양이 토끼 햄스터 조류 등도 마찬가지 처지에 놓일 분위기다.
그러나 그 규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강제 규약도 아니고 이전에도 그 내용 자체는 있던 것인데 이것이 여러 매체를 통해 증폭되면서 수많은 애견인들을 불안의 도가니로 몰고 간 것이다.
어찌됐든 그 내용 그대로 현재 전국적으로 애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약 19%인 1000여만 명이고 그 가운데 서울 애견인구는 절반인 500여만 명에 달한다.
가구수로 따진다면 서울에서 140만 가구가 현재 개를 키우고 있고 다른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앞으로 개 키우기를 원하는 가구(전체의 25%)까지 포함한다면 300만 가구가 넘는 가정이 개 키우기를 원한다고 봐야 한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애완동물을 키우고 안 키우고의 단순한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행사하게 되는 것의 시발점'이라고 할수 있다.
분명히 앞으로는 아파트에서 피아노 등의 악기 연주도 못하게 될 것이고 경조사 등 친목 모임도 제재를 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평소 애완동물을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애완동물 없는 아파트가 좋을지 모르지만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만 모여 살면 애완동물을 싫어하듯 타인의 취미생활을 모두 부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져서 이웃들끼리의 대화가 단절되고 작은 다툼거리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이번 규정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개를 기르는 것이 힘들어진다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테니 머지 않아 '아파트 값 개가 떨어뜨리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으란 법 있을까.
서라벌대 애완동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