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은 두개의 뼈가 만나서 이루어지며, 연골이 뼈의 양끝을 덮고 있고 활막이 뼈와 연골을 싸고 있습니다. 활막의 바깥쪽에 단단한 캡슐이 있으며 그 주위에 인대나 힘줄, 근육이 이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 뼈의 말단 부위에 있는 연골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어 충격을 흡수하나,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관절염이란 관절이 붓고, 열이 나고, 벌겋게 되고, 통증이 생긴 모든 경우를 말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관절이 아프기만 한 것은 관절통 이라 부른다.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의 종류는 백가지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히 접하는 것이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인데 노인이 관절이 아프다고 하거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대부분 이 병 때문입니다.
이 병은 관절을 이루고 있는 연골의 생산과 파괴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연골이 소모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골관절염은 대개 40세 이후에 시작되며 손가락 관절과 무릎 엄지발가락 및 요추에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관절염이 류마티스 관절염인데 이병은 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막이 증식하여 관절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내어 관절이 파괴되어 발생합니다.
주로 손, 손목과 발, 발목, 무릎에 있는 좌우 양쪽의 여러 관절들에 발생하는 만성 관절염으로 30대에서 50대 사이의 여성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관절염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환자 중에 고양이를 삶아먹었다는 환자를 가끔 접하고, 또한 최근에는 많이 줄었지만 고양이를 삶아먹으면 관절염이 좋아지느냐고 슬며시 물어오는 환자도 있습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이지만 어떻게 해서 이런 속설이 나돌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는데 나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즉 고양이는 무척이나 날렵하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전혀 다치지도 않고, 활동도 몹시 유연하고 재빠르기 때문에 이런 동물의 관절은 특수하리라는 기대감에서 이 동물의 관절을 먹으면 본인의 관절도 이런 상태로 되리라는 생각에서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이는 남태평양에 사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의 뇌를 먹으면 그 사람의 정신이나 용맹성 등이 자신에게 들어온다는 믿음으로 죽은 사람의 뇌를 먹었던 사실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요.
고양이 고기의 관절염 치료는 한마디로 사실 무근임을 알아야 합니다. 고양이든 다른 고기든 일단 사람의 위 속에 들어가 소화되면 모두 똑같이 단백질 성분으로 우리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한 관절염은 단기적인 치료로 완치되지 않으며 꾸준한 약물복용과 운동 등 재활요법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괜히 아무 죄 없는 고양이를 잡아먹어 생태계의 자연스런 흐름을 깨는 이런 일은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입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윤우
< DAUM 건강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