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토요일 대구보호소에는 외국인봉사자들이 와서 자원봉사를 하였고, 협회장님도 언젠가부터 보호소에 가봐야 한다고 봉사자들도 만나고 개들도 볼겸 오늘은 꼭 가야지 하시면서 식빵을 사들고 보호소에 가셨습니다. 저도 사진을 찍기 위해 따라나섰습니다.
입양센터에 도착하여 순진이 식구들이 잘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미용방의 문을 열었는데 새끼들만 덜렁있어 의아하게 생각하고 니콜에게 산책을 갔는 지 물어보자, 니콜은 "문을 열자마자 어미개가 도망을 쳤고, 봉사자들이 따라갔지만 잡을 수 없었다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봉사자 4명이 순진이를 찾기 위해 계속 쫓아다니고 있었지만, 순진이가 도망친 방향을 물어 한 번 더 찾아보기로 하고, 골목골목을 뒤지며 한바퀴 돌아보았고, 협회장님은 차를 타고 더 멀리 한 바퀴 돌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야생개로 오랜기간 살아왔던 순진이는 이 곳이 낯설게 느껴져 겁을 많이 먹을텐데 걱정이었습니다.
직원들은 '똑똑한 녀석이니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갔을 것이다.' '큰 길이 많아 사고를 당할 지도 모른다.' '모성애가 강해서 새끼들을 두고 그냥 갈까..나중에 올지도 모른다' 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었지만, 기다려 보는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협회장님도 식빵간식 주는 것은 봉사자에게 맡기고 속상한 마음을 안고 돌아갔습니다. 보호소 문을 닫을 때까지 순진이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보호소는 문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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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지선씨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엄마가 다시 돌아왔단다!" 라는 협회장님의 전화였습니다. 이웃인 한일자동차매매상사 사장님께서 순진이가 보호소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고 너무나 고맙게도 전화를 주셨던 것입니다.
지선씨와 저는 먹던 컵라면을 두고 당장 보호소로 달려갔고 자동차상사 사장님께 재차 여쭈어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순진이를 찾아 불렀습니다. 다행히 순진이는 꼬리를 흔들며 품에 안겼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엄마! 어데갔다 이제 왔어!' 라며 엄마를 반기는 강아지들
"역시 새끼들 때문에 다시 돌아왔구나. 잘 왔다. 잘했다" 는 칭찬과 함께, 저녁밥을 맛있게 비벼 주었습니다. 어미를 본 네 마리 새끼들은 어디갔다 이제왔냐는 듯 반가워 폴짝폴짝 뛰며 엄마를 반겼습니다. 순진이는 다친 곳 없이 안전하게 보호소로 귀가 하여 '순진이 가출사건'은 헤프닝으로 끝이 났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온 지선씨와 저는 퇴근시간은 좀 늦었지만 순진이가 돌아와 기뻤고, 걱정하던 협회장님과 봉사자 니콜에게 굳뉴스를 알리고 퇴근 할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탈 없이 돌아와줘서 고맙네요, 직원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