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상인들이 야간에 고양이를 간혹 한 두리 잡아가다가 잡힌 경우는 있으나 30마리나 되는 많은 수를 한번에 잡아 적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죄질이 높은 악덕상인을 재판과정에서 판사가 경미한 과태료 정도로 처리할 염려가 있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안동경찰서에 협조 공문을 냈다.
아래는 안동경찰서에 보낸 공문.
6월 30일. 이날 안동경찰서는 저희 협회에 이 사실을 알려주었고, 덫에 잡혀있는 30마리 고양이 보호조치를 어떻게해야 할지 몰라 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안동지역에 유기동물보호소가 있으나 아직 야생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시설이 없어, 협회로서는 부담이 컸지만 30마리 고양이들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물상인은 3일 동안 야간에 덫을 설치하여 30마리 야생고양이를 잡았고 고양이들은 가장 무더운 여름날씨에 좁은 덫안에서 몇 일간 물 한 모금 못먹고 그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아야만 했다. 공포와 더위와 움직이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고 보호소에 오게 되었지만 대구 고양이 보호소에서도 그들의 공포와 불안은 여전하였고, 첫날은 물과 음식도 먹지 않고 그냥 두려움 속에 떨기만 하였다.
모든 종류의 동물들이 각 종 별로 특성이 있지만, 고양이 성격은 그 어떤동물보다 겁이 많으며 예민하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순화된 집 고양이라도 배회고양이가 되면 어느 순간 야생의 기질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애초부터 밖에서 살아온 고양이들은 절대 사람을 믿지 않으며 사람에게 항상 경계태세로 대하여 사람들은 그들을 야생고양이라 부르고,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고양이만 보면 모두 사납고, 무서운 존재로 알고 미워한다.
야생고양이들은 사람을 해치는 일이 절대 없으며 다만 그들이 인간으로부터 생명의 위험을 느낄 때 사납게 변하지만 그것도 그들이 살기위한 방어수단으로 정당한 일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며 이해하여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밖의 불쌍한 고양이들에게 좀 더 따뜻한 사랑으로 대해 주었더라면 고양이들이 사람을 보고 극도로 놀라 도망가거나 무서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동물에 대한 사랑은 돈 많고, 교육을 많이 받은 현대인 보다 가난하고 무지하였으나 인정이 있었던 과거 조상들 보다 훨씬 못하다. 조상들은 고양이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기 때문에 해롭게 하지 말도록 하였고, 개나 고양이 등 사람에게 정을 주는 동물은 먹지 않도록 하였다. 그리고 동물들은 말을 할 수 없어 사람보다 약하니 그들을 학대하거나 밥 안주는 일은 삼가도록 하였다.
과학과 경제의 발달로 과거보다 몇 배나 부자이며,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하고 있는 우리국민들은 아직도 돈이 되고, 몸에 좋다면 어떤 생명이든 죽여먹어도 상관하지 않으며 건강에 대한 무지는 끝이없다. 고양이를 먹으면 신경통과 관절염에 좋다는 동물장사꾼의 거짓 농간에 어리석은 국민들이 고양이탕을 해 먹으니 이렇게 불법 상인들이 판을 치고 동물들은 비명에 죽어가고 있다. 일부 우리 국민의 잘못된 건강에 대한 속설과 무지를 고치고, 올바른 건강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는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가 약용이나 식용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금지법안을 하루 속히 만들어 주기를 촉구한다.
아래는 고양이불법포획용 덫과 고양이들 사진
고양이가 한 마리가 들어가있는 아주 좁은 27개의 덫. 24개에는 고양이가 한마리씩 들어가 있었고, 3개 속에는 두마리까지도 억지로 넣어져 있었다.
불법동물상인은 압수한 덫은 총 45개. 이것은 모두 불법으로 제작되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다.
갑자기 살던 곳을 떠나 낯선 장소에 있게되자, 겁을 먹고 구석구석에 숨어있다.
첫째 날은 덮개를 덮은 케이지에서 지냈다. 다음 날 모두 케이지에서 나와방에서 지내도록 하였다.
숨도록 만들어 둔 나무상자 안에서 고양이들. 전날에 비해서는 안정된 모습이다. 며칠 후에 밥주던 고양이를 대구 협회에서 보호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동에서 이창림할머니가 찾아와 반드시 불임수술과 실내에서 키우겠다는 약속을 하고 데려갔다. 대구에서 불임수술을 하기로 했지만, 협력병원 수의사와 미리 이야기 되지 않아 안동에 가서 하도록 하였다.
그 후에 임현아씨가 와서 불임수술과 잘 보살피겠다는 약속을 하고 두 마리를 더 데려가고, 현재 스물일곱마리가 남아있다.
이창림 할머니와 떠불딱. 할머니는 밥주던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고 며칠을 찾아헤매다가 대구보호소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달려왔다. 할머니는 30마리 고양이 중 쉽게 떠불딱을 찾아내고 반가움에 목놓아 울었다. 고양이 이름이 특이하여 연유를 물어보니, 마당에서 잘 구르는 모습을 보고 안동사투리의 잘 구른다는 의미로 "떠불딱"으로 지었다고 하였다.